프롤로그
야자수, 나는 야자수를 떠올리고 있다.
물론 내가 떠올리고 있는 것은 하와이나 발리에 놀러 가면 볼 수 있는 야자수가 아니다.
내가 헝가리 출신 사진작가의 전시장에서 사진의 분우기와 조금도 어울리지 않는 야자수에 대해 생각하게 된 것은 관람객들 사이에서 우재와 닮은 뒷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우재와 나는 십여 년 전에 한 문학 동아리에서 처음 만났다.
그 이야기에 오래전 독일에서 살던 시절의 우리 가족이 , 무엇보다 나의 이모들이 떠올라버린 건 왜였을까? 황량한 바닷가에 묵묵히 서 있는 야자수들을 보면서 이국적인 풍경을 위해 뿌리째 뽑아 기후와 토양도 맞지 않는 곳에 심었다니 너무 하네, 정말 너무해, 슬프고 선명히 생각난다. 하지만 이제 그보다 더 간직하고 싶은 건 고운 모래사장에 털썩 주저앉으며 우재가 한 말이다.
" 그런 야자수들이 살아남아 이젠 제주의 일부가 되었으니, 정말 아름다운 일이지?" -308p-
<책을 읽고> 책을 펼쳤을때 해미라는 여자 주인공의 첫사랑 이야기인 줄 알았다. 그녀의 삶의 모든 걸 지배해 버린 언니의 죽음은 해미를 위축시킬 만도 했다. 어린 나이에 극복하기란 힘들었을 테다. 엄마의 독일 유학결정에 독일로 떠난 해미가 거기서 만난 파독간호사 이모들을 알게 되고 친구도 만들며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이 소설이 나에게 와닿은건 그저 연애사 얘기가 아니여서이다.
파독간호사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자세하겐 잘 몰랐다. 근데 그들의 삶을 다루는 부분이 너무 좋았다. 그들이 겪은 아픔 왜 떠나야 했는지... 소설은 일부를 반영했겠지만 그 당시 대다수에 독일로 가신 분들 사연이 아닐까 싶다. 그들이 거기서 뿌리를 내려 사는 모습이 제주도 야자수 같다는 생각을 했다.
암으로 죽어가는 선자 이모의 첫사랑을 찾아주기 위해 노력하던 아이들! 서울서 김서방 찾기인데... 이런 생각에 그래도 선자이모의 일기장을 같이 드려다보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한국에 돌아와 다시 한국에서 적응해야 했던 해미가 선자 이모의 첫사랑을 찾기는 힘들었을테다. 하지만 20년이 지나 결국 선자 이모의 첫사랑을 찾아내는 해미의 노력도 가상했다. 자신의 거짓말이 계속 맘에 남은 것도 있었겠지만, 한편으로는 독일 생활에서 힘의 되어주었던 파독간호사 이모들에게 보내는 해미의 보답이 아니였을까?
마지막 스포는 중요한 부분이라 책을 읽을 독자들을 위해 남겨 놓고 싶다.
이 소설은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이 전해졌다. 정말 경험을 하시고 쓴 책이 아닐까 싶다. 소설이라기보다 실화에 가까운 얘기들... 우리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얘기, 모두가 알았음 하는 바람이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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