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연 1. 실종되었다가 결국엔 시신으로 발견되었다는 만 18세 A양이 유정이라는 것은 뉴스를 보자마자 바로 알았다. 유정이 처음 학교에 나오지 않던 날, 선생님은 '개인 사정'이라고 말했지만, 경찰들이 학교에 찾아오면서 유정이 실종되었다는 것은 아이들 모두 공공연하게 알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시신이 발견되었다는 뉴스에 유정을 떠올리지 않을 도리는 없었다. 실종된 만 18세 A양이 그렇게 많을 리는 없으니까. -7p-
민혜옥 2.[숨진 채 발견된 A양, 실종 당일 담임교사에게 도움 요청했는데 거절당해.] 기사를 읽었다. 실종 당일 유정과 문자를 주고받았던 내용이 그대로 기사에 올라와있었다.
-퇴근했어. 나중에 얘기해.
그렇게 보낸 문자는 한 글자도 틀리지 않고 똑같이 올라와 있었다. 실종된 유정이 마지막으로 한 연락이 자신과의 것이었음을 기사는 콕 집어 말하고 있었다. -38p-
현강수 3 아내는 사회생활을 한 번도 하지 못했다. 그것은 아내의 콤플렉스 중 하나였다. 자신은 사회를 잘 모른다고, 늘 그랬다. 나는 잘 몰라서, 혹시 모르니깐, 같은 말들을 하며 강수에게 작은 것 하나까지도 확인받고 처리하고 싶어 했다. 이번에도 그런 거라고 가볍게 생각했다.
"유정이 보험금 신청, 지금 안 하는게 낫겠지?"
머리 속이 하얗게 되어버릴 만큼 놀랐다.
"유정이 보험이 있었어?" -78p-
김근미 4. 그는 주머니에서 종이를 한 장 꺼내 내밀었다. 압수수색영장이었다. 심장이 쿵하고 떨어졌다. 온몸의 피가 역류하는 기분이 들었다. 얼굴이 파랗게 질린 걸 스스로도 느낄 수 있었지만 자제할 수 없었다.
안된다는 생각만 들었다. 안 된다. 이 집을 뒤져서는 안 된다. 그걸 찾아내서는 안된다. 아들의 인생에는 , 승원의 인생에는 단 한 점의 흠도 없어야만 한다. -122p-
허승원 5. 그때쯤부터 재미없어졌다. 유정과는 매번 비슷한 패턴이었다. 한번 알고 나니 그다지 흥분되지 않는 날도 많았다. 그보다 떨어지는 성적이 더 신경 쓰였다. 과외에 시간을 많이 투자했다. 유정의 문자를 읽지 않는 날도 많았다. 유정은 왠지 점점 더 자주 메시지를 보냈다. 그래서 지겨워졌다. 차가워진 것을 느껴서인지 유정은 더욱 매달렸다. 안 그러더니 자주 만나자고 했고 만나면 어떻게든 룸카페로 그를 이끌려했다. 자신에게 잘 보이는 것이 인생 최대의 목표인 애처럼 굴었다. 지긋지긋했다. -148p -
<책을 읽고> 정해연 작가하면 모르는 분들도 드라마 [유괴의 날] 하면~ 아! 하실 거다. 책을 먼저 읽어서 사실 난 드라마를 보지 않았다 ㅎㅎ 정해연 작가님 책은 가독성도 너무 좋고 소재도 신선하다 못해 놀랍다. 대단하신 분 ^^ 작가님 책은 다 추천한다.
이번 소설은 5명의 용의자들이 한 여학생의 죽음에 관여되어 그들의 시점이 되어 글을 풀어가는 방식이 좋았다. 진범이 누구일지 추리해 보지만 역시나 허를 찌르시는 작가님 ㅜㅜ 진범은 잡혔지만 다들 죄가 없다고 할 수 있을까?
난 다들 공범이라는 생각이 들어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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