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좋아하는 이금이 작가님의 여행 에세이집이 나와서 너무 기쁘답니다.
<알로하, 나의 엄마들>를 접하고 선생님의 글에 매료되었답니다.
우선 최근에 읽은 에세이집은 이금이 작가님이 친구분과 함께 쉰이 넘으신 나이에 유럽여행을 계획하시고 순탄하지만은 않았던 이야기와 이탈리아를 함께 여행하는 듯한 아름다운 풍경을 글로 표현해 주신 작가님 특유의 솔직함과 유머가 미소를 머금게 했어요.
우선 페르마타가 뭔지 찾아보았어요.
페르마타(fermata)는 음악에서 음의 길이를 연장하는 기호로, 음표나 쉼표 위에 반원 형태의 점과 점선으로 표시된다. 페르마타가 붙은 음은 정해진 박자보다 더 길게 연주하거나 부르는데, 그 정도는 연주자나 지휘자의 해석에 따라 달라진다. 페르마타는 보통 곡의 마지막에 붙어서 곡의 끝을 강조하거나, 중간에 붙어서 장면 전환이나 감정 변화를 나타낸다.
페르마타는 이탈리아어로 '정지'나 '멈춤'을 뜻하는데, 음악에서는 잠시 시간이 멈춘 듯한 효과를 준다.
엄마로서 아내로서 작가로 살아온 긴 세월 동안 얼마나 힘이 드셨을까요?
잠깐 지금의 자리에서 멈추고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여행을 떠나신 것 같아요.
이금이작가님 덕분에 방구석유럽여행을 함께 할 수 있었다.
밀라노, 베네치아, 볼로나, 피렌체, 시에나, 로마, 알베로벨로, 마테라, 나폴리, 포지타노, 폼페이를 검색하는 재미도 느껴보면 좋을 것 같다.
고대 로마는 다신교였고, 정복한 나라들의 종교도 스스럼없이 받아들였지요.
관용의 정치를 펼쳤기 때문에 로마제국이 오랫동안 번성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고대도시 폼페이, 고스란히 간직한 최후의 날 속에서
나는 또 처음인 것처럼 내가 살아 있음을,
지금, 여기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베수비오 화산은 1944년 소규모의 폭발이 있었던 이래 잠잠하지만 언제 다시 터질지 모르는 위험한 화산이다.
최후의 순간을 맞은 사람들의 모습을 보자 문득 지금 저 화산이 폭발한다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내 삶도 지금, 여기에서 멈추겠지.
새삼 내가 살아 숨 쉬고 있다는 사실이 경이롭게 여겨졌고, 성가시던 비도 생명을 축복하는 것 같았고,
몰려다니는 거대한 구름도 살아 있다는 증표로 보였다. 어제도 어제의 '지금, 여기'를 즐겼으면 좋았을걸.
홀가분하고 자유로워진 내 안의 내가 함께 해준 덕분에 외롭지 않았다.
누구의 엄마나 아내, 자식, 작가 이금이도 아닌 오롯한 나 자신.
20일 넘게 이탈리아를 다니며 인간이 만들어놓은 멋진 유물과 위대한 유적과 아름다운 풍경을 원 없이 보았다.
시칠리아에서는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대자연을 보고 싶었다.
내가 이번 여행에서 마주하길 기대했던 '나'도 그와 같은 것인지 모른다.
'운칠기삼'이란 말이 있다. 운이 7, 재주가 3이라는 뜻으로
사람이 겪는 삶의 성공과 실패엔 운이 더 많이 작용한다는 말이다.
처음부터 이렇게 비우기를 잘했다면 한 달 내내 무거운 가방을 끌고 다니지 않았을 텐데.
진도 이것저것 빼놓으면서 진작 버리지 못한 걸 억울해했다.
오후에도 개지 않기에 우비를 입고 혼자 숙소를 나섰다. 마을 전경을 보고 싶어 아시시의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루카성에 올라갔다.
인적이 드물었지만 무서운 생각은 들지 않았다. 구름이 내려앉고 안개가 피어올라
신비롭고 고즈넉한 풍경 속으로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온몸을 가득 채우는 듯한 종소리에 눈물이 났다.
누군가가 여기까지 순례자처럼 한 걸음, 한 걸음
걸어온 내게 위로의 손길을 건네는 것 같았다.
풍경을 찍어도, 인물을 찍어도 배경으로 다른 사람들이 있어야 풍요로운 사진이 된다.
사람이 빠진 여행은 아무리 멋진 건축물과 예술작품, 아름다운 풍광을 보고 왔어도 김 빠진 사이다 같을 거다.
어느새 추억이 된 기억들이 물 위의 불빛처럼 반짝거렸다.
비록 스치듯 지나간 인연들이지만 그곳에서 만난 노인들 덕분에
우리 여행은 한결 푸근하고 다채로울 수 있었다.
여행 내내 모퉁이를 돌 때처럼 다음에 만날 풍경에 기대를 품었다.
설렘은 환호성으로 이어지기도 했고, 실망감으로 바뀌기도 했다.
환상적이고 드라마틱한 일을 기대했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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