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남편의 사망 선고가 내려졌다. 딱 5년 만의 일이다. 이 제는 자유다.
주민센터의 회전문을 밀고 나오면서 나는 속으로 씩 웃었다.
그동안 기다렸던 애태움이 단번에 사라지는 듯했다. 마음 만큼이나 발걸음이 가볍고 머리칼을 날리는 바람마저 상쾌했다. 가정법원에서 받은, 남편의 실종선고 심판 판결문을 반으로 곱게 접어 엊그제 산 토리버치 토트백에 조심조심 넣었다. 그 안에는 사망신고 때 사용했던 인감증명서와 인감도장도 들어 있었다.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하니 속이 후련했다. 이제 보험사를 찾아가 죽은 남편의 생명보험을 청구하면 된다. 성의 없이 대충 쓴 A4 한 장짜리 유서만 달랑 남기고 사라진 남편이었지만, 오늘따라 그게 눈물 나게 고마웠다. - 5p -
" 왜 그래? 무슨 일이야?"
"남편이, 죽은 남편이...... 살아 있대."
" 뭐? 말도 안 돼."
" 그렇지? 말도 안 되지?"
"아마 경찰이 다른 사람과 착각했을 거야. 그 자식은 분명히 죽었어. 우리가 똑똑히 봤잖아."
"그래도......그가...... 진짜 살아 있는 건 아닐까?"
"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설령 그때 살아 있었다 하더라도 몸위로 시멘트 한 통을 다 쏟아부었는데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 있겠어?" -18p -
이상하다. 그에게서 묘한 이질감이 느껴진다. 진실과 거짓 사이에 있는 묘한 틈 같은 것 말이다. 적당히 그을린 듯한 저 피부와 탄탄한 몸을 보면, 지난 2년 동안 정신병원에 갇혀 있었다는 사실이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다. 왜 그는 죽은 남편인 척하는 걸까? 시머어니와 짠 것일까? 왜 나를 속이려 하는 걸까? 내 죄를 밝혀내기 위해서? 아니면 돈 때문에? 남편의 보험들이 날아간 이상, 난 빈털터리나 마찬가지다. 도대체 나한테 뭘 노리는 걸까? 어쨌거나 저 낯선 남자는 지금 나를 농락하고 있다. - 59p -
<책을 읽고>
우선 재미있다. 1편은 정효신이라는 여자가 남편을 우연히 죽이면서 보험금을 타서 자신의 내연남과 살 생각이였다. 근데 분명히 죽인 남편이 살아 돌아왔다. 그 남자는 김재우! 지문조회도 통과했다. 하지만 남편과 다르다. 근데 시어머니도 동네 사람들도 그가 남편이라고 한다. 내가 잘 못 된 건가? 시어머니의 계락인가?
소설은 너무나 뻔한 스토리로 시작한다. 처음부터 아내가 범인이고 필주라는 남자가 그녀를 돕아 죽은 남편의 시체를 유기했다. 참고로 둘은 사랑하는 사이고 책 중간중간 야릇한 내용들이 약 19금도 있다는것! (그래서 청소년들은 아직 읽으면 안된다는 것! 가끔 부모님의 책을 가져가 읽는 아이들이 있어서 ㅎㅎ 미리 드리는 스포임)
효신이 입장에서 남편이 살아오며 그 남편이 가짜라는 걸 증명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며 그 남자 뒷조사를 시작하는 게 주내용이다. 효신의 편에서 1편을 쓰다 보니 개인적으로 그녀의 직장 생활들이 조금 길어 지루하긴 했다. 하지만... 살아 돌아온 김재우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과 마지막 반전에 2편을 바로 읽을 수밖에 없었다. 제인도 작가님의 대단한 필력에 독자들은 단숨에 1권과 2권을 읽어 내려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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