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격자
4월의 어느 날 밤, 피부에 와 닿는 차가운 바람과 코를 자극하는 숲 냄새, 알 수 없는 산새들 소리. 나의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것들이다. 밤에 이렇게 혼자 산길을 걷는 건 무섭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알 수 없는 두근거림에 들뜬 기분이 된다.
캠핑장을 벗어나 산속으로 들어오니 왠지 그동안 살아왔던 이승과 멀어지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인지 이렇게 걷다가 산짐승을 만나거나 낙석에 맞아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치기도 한다. 그런 상상을 하면 죽음이 두렵기도 하지만, 내 안에서 누군가 비웃으며 말한다.
' 이렇게 살아서 뭐 하냐. 어차피 인생 종 치기 일보 직전인데....'
나는 경찰이 될 때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리라 선언했다. -12p-
부아앙!
미친 괴물 같은 자동차가 갑자기 광폭한 울음을 쏟아 냈다. 일순간 모든 공기가 그쪽으로 쏠리는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빨려 들어가는 공기를 저항하지 못하고 그 미친 괴물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꽝!
천둥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무언가 공중에 떠오르는 것이 보였다. 문득 여기가 이 세상이 아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18p-
도형은 사랑하는 가족의 생명을 잔인하게 앗아 간 범인을 꼭 잡고 말겠다고 맹세했다. 비록 최악의 상황이지만 자신의 목숨을 바쳐서라도 법의 심판을 받게 하고 싶었다.
"아냐, 법으로는 제대로 죗값을 치를 수 없다. 내 손으로 놈을 처단하는 거야."
도형은 원수를 자신의 손으로 죽이고 싶다는 강한 충동을 느꼈다. -132p-
"그들요? 누구요? 갑자기 무슨 말씀하시는 거예요?"
"당신, 그놈들한테 돈 받고 이러는 거지? 치료한다면서 나 감시하고, 내가 정오진한테 접근하니깐 제거한 거 아니냐고!"
기준의 표정이 차가워졌다. -149p-
<책을 읽고> 내가 좋아하는 소설가 전건우 작가의 추천 책이라는 문구에 눈이 가서 대출해서 읽게 된 책이다. 네메시스가 뭘까? 호기심부터 열게 만드는 책! 그리스 신화의 복수의 여신이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듯 이건 철저히 계획된 복수극이자 너무나 잔인하고도 슬픈 스토리다.
비리 경찰! 기업 총수의 망나니 재벌 2세! 자신들 기업을 위해선 뭐든지 하는 재벌가들 이야기가 어찌 보면 흔한 소재로 시작하는지 모른다.
하지만 책을 읽을수록 그 흔한 소재를 흥미진진하고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도형은 경찰이며 가족을 잃은 비참함에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범인을 쫒는다. 그의 처절한 복수극을 예고한다. 그를 도와 사건을 해결하는 황보형사가 알려주는 진실! 좀 더 일찍 알았다면 좋았을 진실들! 스포가 대박이라 더 이상 말을 할 수가 없다 ^^ 아쉽지만 이건 정말 책으로 꼭 읽어야 한다! 이렇게 범죄로 이용될 수 있겠구나! 스토리 발상이 놀랍고 나의 추리를 깨어버린 반전의 반전이 아마도 전건우작가님도 [네메시스의 단검]을 극찬하신 이유가 아닐까 싶다.
지루할 틈이 없이 단숨에 읽어 내려가게 만드는 작가의 필력은 다음 작품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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