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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 엉거 장편 소설] 고스팅 : 그가 사라졌다. LAST GIRL GHOSTED

외국 도서

by SOON PARK 2024. 11. 20.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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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잠수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변장을 하고
주변의 말과 불안과 소소한 즐거움을 되는대로 그러모은
가면을 쓰고 성인이 된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미아[Mia]

미아 소프는 차를 몰고 달렸다. 도로는 길고 구불구불하고 어두컴컴했다. 이틀째 짬짬이 쉬어가며 운전하는 중이라 팔다리가 뻣뻣하고 눈이 침침했다. 간밤에는 모텔에서 이리저리 뒤척이며 오지 않는 레이프의 연락을 기다렸다. 나한테서 아무 연락이 없더라도 걱정하지 마. 그는 이렇게 말했었다. 휴대전화가 터졌다 안 터졌다 하거든. 내가 시킨 대로만 해. 거기 도착하면 내가 기다리고 있을 거야. 

그녀는 그를 믿었다. 철석같이 믿었다.   -6p-

지금까지는 모든 걸 철저한 계산 하에 당신과 공유했다. 나의 일부분과 단편적인 진실과 본모습의 몇 꺼풀과 엄선한 추억과 가장 평범한 호불호만 공개했다. 하지만 감춰온 것들이 있다. 지금까지는 모든 걸 공개할 필요가 대두된 적이 없다. 요즘 시대의 남녀 관계는 그때까지 지속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나는 다짜고짜 잠수 탈 수 있는 사람에게 내 모든 걸 폭로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39p-

 

그 사람을 못 미더워하는 멜리사에게 그럴 거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 전화기를 버리면 너를 네 삶에 붙잡아두는 역할을 하는 모든 게 떨어져나갈 거야. 
현금, 일회용 휴대전화, 어디에서 기름을 넣고 잠을 자야 하는지 표시가 된 진짜 종이 지도, 모두 현금을 받고 카메라는 없는 곳이었다. 
그는 말했다. 영원히 여기서 살지는 않을 거야. 인생을 리셋한다고 생각해. 다시 돌아오면 우리는 전보다 강해져 있을 거야. 현대 사회라는 이 감옥으로부터 자유로울 테고.                           
-175p-

 

<책을 읽고>  고스팅 ghost(유령) +ing 합성어로 갑자기 유령처럼 잠수를 타는 사람들.  유령처럼 연락이 두절되는 것을 뜻하는 신조어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재가 좋았다. 지금은 sns 블로그, 인@ 같은 것들이 난무하고 만남도 이루어지고 (물론 나의 세대도 접속이란 영화처럼 천리안 같은 pc통신으로 만남이 있긴 했다. 나 역시 많은 사람들을 그곳에서 만났었다) 하지만 예전엔 사람이 무섭다는 생각이 덜했는데 요즘은 사람이 젤 무섭다. 전혀 모르는 사람인데 잘 포장된 사진 몇 장과 글이 그 사람들을  알고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두려움 없이 만남이 이루어지는 것 같다. 진짜 인지 알 수 없는 그들의 세상을 믿는 거지.... 

3명의 사라진 여자들. 그들이 공통점은  어릴적 아픔을 겪었고, 그걸 숨기며 살지만  제대로 된 사랑을 찾지 못하며 살아간다. 이들은 모두  데이트 앱을 통해 남자를 만나게 된다.  주인공 렌은 사랑한 남자가 하루아침에 사라져 버리면서 그 남자를 역으로 찾아 나서면서 숨기고 싶었던 자신의 과거와  그 남자로 인해 사라진 여자들을 알게 되며 충격에 휩싸이게 된다.

소설의 마지막엔 무언가가 있겠지 싶어 밤을 새며 달려봤지만 조금은 끝이 허무하다고 해야 하나? 나에겐 많이 아쉬운 작품이다. 사라진 여자들이 흐지부지 끝나버리는 결말도 아쉽고 주인공 렌의 선택도 이해가 안 되었다. 소설의 내용을 상상을 하면 아주 무섭고 끔찍한 일인데... 작가는 잔잔하고 담담하게 글을 써 내려가는 재주가 있는것 같다.  극의 반전이 와도 긴장감이 1도 안 생긴다는 점. 스릴러 작가라고 하기엔 너무 얌전하다.  스릴러 같은데... 연애소설 같은!  살인자가 나오는데 살인은 안 한 것 같은 이 느낌은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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