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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꽃님 장편 소설] 죽이고 싶은 아이 1권 .2권 - 17살 소녀가 유력한 용의자입니다.

한국 도서

by SOON PARK 2024. 11. 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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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등학교 1학년 재학생

누구요, 박서은이요? 당연히 알죠. 아니요. 같은 반은 아니고요. 그냥 오가다가 몇 번 얼굴 본 정도요.
솔직히 우리 학교 다니는 애들 중에 박서은 모르는 사람 없을걸요. 걔에 대해서 잘은 모르지만, 저도 귀가 있는데 들은 소문은 있죠. 어떤 소문이긴요. 장난 아니에요. 하루 지나고 오면 새로운 소문이 퍼져 있을 정도라니까요. 애들이 궁금해서 박서은 SNS도 뒤져 보고 그러는 모양이더라고요.
저도 그날 완전 심장마비 오는 줄 알았어요. 난리 났었잖아요. 처음엔 안 믿었죠. 학교에서 애가 죽었다는데 누가 믿어요.

거기가 옛날에 소각장이었다고 하던데요.                             -7p-

 

"묻잖아. 네가 그랬다는 거야. 아니라는 거야.?"
"......어차피."
"뭐?"
"어차피...... 안 믿어 줄 거면서."

주연이 중얼거리듯 작은 소리로 말했다. 어깨는 여전히 움츠린 채였고, 목소리에는 힘이 없었다.
아무도 믿어 주지 않을 거라는 원망과 불안함이 깃든 눈빛이었다.                  -147p-

 

"왜? 내가 너 이용했다는 게 안 믿겨? 아님 내가 미안하다고 빌면서, 제발 친구 좀 해 달라고 매달려야 하는데 이렇게 나오니까 당황스럽니? 야, 지주연. 나도 사람이야. 네가 나 무시할 때마다 내 기분이 어땠는 줄 알아?"

아니야. 저건 서은이가 아니야. 주연은 연신 고개를 저었고 서은은 주연을 경멸하듯 바라보았다. 그 눈빛에 주연은 겁에 질려 한 걸음 물러섰다. 

"그러게 좀 잘해 주지 그랬어? 사람 개무시하지 말고."
주연은 고개를 저었다. 할 수 있다면 귀를 막아 버리고 싶었다.   -190p-

 

[죽이고 싶은 아이 2권]

1. 소문

야야, 너 걔 알지? 왜, 학교에서 친구 죽인 애. 그것도 벽돌로 쾅! 어우, 소름 돋아. 걔 재판받는 내내 자기가 죽인 거 아니라고 , 소리 박박 지르고 난리 친 것도 알고 있었어?
야, 말도 마. 우리 삼촌이 경찰이거든? 아니, 걔를 직접 수사한 건 아니지만 삼촌도 관계자니까 들은 이야기가 있을 거 아니야. 경찰들도 살다 살다 그런 애는 처음 봤다고 혀를 찼대.                                  -7p-

 

누군가를 헐뜯고 미워하고 욕지거리를 내뱉으면, 악의적인 소문을 퍼뜨리고 어떤 변명도 들어주지 않은 채 몰락하는 모습을 지켜보면, 어둡고 불쾌한 구덩이를 점점 더 크게 만들어 누군가를 파묻고 나면, 그렇게 하면 안식이 찾아오는 걸까.

사람들은 시간을 투자해 미워할 대상을 찾아 힘껏 욕을 했다. 그렇게 미워할 대상이 사라지고 나면, 나는 누군가를 미워했던 이들을 향해 손가락질을 해 댔다. 미워하고, 손가락질하며 다시 분노하고, 반성하는  척 또 다른 누군가를 혐오하는 일이 왜 자꾸 반복되는지, 변호사는 이 일을 하면 할수록 더 알 길이 없었다. 마치 누군가를 미워하는 게 본성이기라도 한 듯 평안을 찾기도 전에 다시 분노하는 행태가 잔뜩 엉켜 버린 매듭처럼 복잡하게 느껴졌다.        -109p

 

 

<책을 읽고>  이꽃님작가를 알게 해 준 책은 [세상을 건너 너에게 갈게]였다. 이 책을 읽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청소년 도서로도  추천하지만 어른들이 먼저 꼭 읽어보면 좋은 감동적인 소설책이다. 너무 오래전에 읽은 책이지만 서평을 꼭 적어보고 싶다. 하여... 이꽃님 작가의 필력은 너무 잘 알고 있다. 두꺼운 소설책이 아닌데 그 작은 책 속에 많은 걸 짧지만 굵직한 내용들을 어찌나 잘 담아놓으시는지 글을 읽을 때마다 감탄을 하게 된다. 

[죽이고 싶은 아이]는 제목 부터 뭔가 섬뜩하다. 죽였다는 게 아니라 죽이고 싶은 아이라? 교복 입은 아이들... 그냥 봐도 학폭을 의심했다. 요즘 매스컴에서 다루는 학폭을 보면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끔찍하다. 괴물로 변하 아이들이 안타깝고 사회가 그렇게 만든 게 아닌가 어른으로써 반성하게 만든다. 

모든 걸 다 가지고  모두에게 인정받는 아이 주연! 하지만 진정한 친구를 사귀는 방법을 몰랐고 주연이가 생각하는 친구는 일반통행이나 같았다. 서은을 친구로 여겼지만 정작 서은이는 상처로 남았던 그들의 관계! 문제인 줄 알고 있지만 그 아이는 몰랐던 거다. 

이 소설에 주목하고 싶은 건 현실과 너무나 닮아 있어서다. 최근 드라마나 영화의 소재로 나오는 있는 집안, 잘난 집안에 자식들이 사고를 치면 정의로운 판사가 아들의 죄를 감춘다던지,  살인을 저지른 아이들을 감싸고 돈으로 해결하려고만 하는 부모들의 모습이 그러지는 건  그저 소설이나 영화에만 나오는 소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나만 아니면 돼! 내 자식만 잘 되면 돼!   또 남의 말들 하기 좋아하며 소문을 내고, 본인들은 다 아는 척  피해를 입지 않으려는 어른들의 모습, 그걸 보고 배우는 우리네 아이들. 이런 일들이 현실로 일어나고 있다는것이 더 무섭다. 

작가가 말하고 싶은 건 책 속에서 말하듯이 [살리고 싶은 아이]이다. 1편에서 허무하게 끝낼 수 있었지만 작가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책임감 때문이라고도 했다. 아이가 치유되는 과정을 담고 싶으셨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들이 죽이고 싶은 아이는 우리가 살려야 하는 아이라는 것을 책을 통해 말하고  싶은 게 아닐까. 오늘날의 청소년 문제가 비단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이 사회가 아이들이 더 좋은 삶을 살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걸 보여주는 아주 훌륭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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