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진은 가급적 게으름 부리지 않고 수정의 버킷 리스트를 함께하고자 마음먹었다.
하지만 그 약속은 지키지 못했다.
2014년 12월 22일
지리산에서 함께 별을 보던 날로부터 931일째 되던 날, 수정은 살해당했다. 열여섯 살의 나이였다.
일 년 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다는 동지.
우진의 인생에서도 가장 어둡고 긴 밤이었다. -38p
- "고작 열여섯 살이라고 살인이 정당화되지는 않아! 자신이 저지른 일이 얼마나 큰 죄인지 당신은 아이들에게 알려줄 의미가 있는 사람이었어."
- 사람들은 생각한다. 만약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하고, 그러면 잘못된 일들을 바꿀 수 있을 것처럼. 하지만 어느 순간으로 돌아가야 모든 것이 전과 같아질까? 잘못된 길로 가기 시작했다고 느끼는 그 순간으로 돌아가 다른 선택을 한다고 결과가 달라질까?
어느 때로 돌아가든 답은 같다. 사람이 바뀌지 않으면 달라지는 것은 없다.
누군가 그랬다.
우리가 사는 이곳이 지옥이 된 이유는 악마들이 나쁜 짓을 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377p
<책을 읽고>
소설책을 읽는 내내 가슴 답답하고 먹먹함은 이루 말 할 수없다. 자식을 가진 부모라면 더 할 것이다. 현실의 사건들과 오버랩되면서 그래... 이런 비슷한 일들이 있었지! 그래 가진 자들의 횡포가 소설이라 그런 건 아니지! 말도 안 되는 일 같지만 이게 바로 현실이야! 어쩌면 너무나 사실적인 소설이라 소설이라 말하기가 민망한 것 같다.
아내의 자살로 딸 수정의 의문의 죽음의 진실을 파헤쳐가는 한 아버지의 부성애를 그리고 있지만 범죄를 저지른 아이들이나 그 부모들에 대한 묘사가 너무 짧게 나와서 아쉽다. 그들도 큰 벌을 받으면 좋겠다. 큰 복수전을 생각한 나의 기대엔 벗어났지만 영화처럼 그런일은 현실에 없으니깐... 아무리 소설이래도 담담하게 실화를 바탕으로 쓴 것처럼 오버하지 않는 글의 흐름이 좋았다. 더 현실적으로 와닿았다고 나 할까??
하지만 세영의 불운한 가정사를 묘사하며 그 아이도 어른들때문에 그렇게 된 게 아닐까? 하는 전제를 던져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난 조금 불편했다. 그런 환경이라고 다 비뚤어지지는 않으니깐..... 더 가지고 더 나은 삶을 살면서도 더 악해지는 건 그들의 본성인 거다. 부모가 이혼한다고, 부가 넘쳐나서, 모두가 삐뚤어지고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고 악을 행하고 그걸 또 돈으로 권력으로 해결하지는 않으니깐. 소설의 마지막을 다 읽고도 그들이 나쁜 행동은 어떤 이유에서도 정당화되지 못했고 이해되지 않았다. 전혀 세영의 아픔에 0.00001%도 공감되지 않았다. 뭔가 속시원하지 않은... 결말을 작가가 의도한건지 모르겠지만 더 많은걸 생각하라고 여지를 주신걸까? ㅜㅜ
- 우리는 모두 악마를 품고 있기에 이 세상을 지옥으로 만든다. 오스카 외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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