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연 장편 소설] 구원의 날 - "그럼 나 왜 버렸어?"
이런 분위기를 원한 것은 아니었다. 갑자기 화가 불끈 나 손잡이를 힘껏 양옆으로 흔들었다. 그때 남자는 알지 못했다. 그 생각지 못한 어떤 것이 진실의 수면 위로 떠오르려고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어. 됐다."다섯 번째로 힘을 줘 흔들었을 때, 노가 위로 들렸다. 어디에 박혀 있었는지 부유물들이 부옇게 올라왔다. 분위기고 뭐고 일단은 이곳에서 벗어나야 할 것 같았다. 괜히 여기서 분위기를 잡다가는 또다시 노가 박히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저게 뭐야?"남자가 앉은 쪽 배 옆에서 뭔가 허연 것이 떠올랐다. 발견한 것은 맞은편에 앉아 있던 여자가 먼저였다. 여자는 시력이 좋지 않았다. 눈을 가늘게 뜨고 그곳을 향해 상체를 기울였다. 남자도 뭔가 싶어 뒤를 돌아본 순간, 여자를 향해 보지 말라고 소리치려 ..
한국 도서
2024. 10. 24. 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