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린 장편 소설] 눈부신 안부- "사람의 마음엔 대체 무슨 힘이 있어서 결국엔 자꾸자꾸 나아지는 쪽으로 뻗어가?"
프롤로그야자수, 나는 야자수를 떠올리고 있다.물론 내가 떠올리고 있는 것은 하와이나 발리에 놀러 가면 볼 수 있는 야자수가 아니다.내가 헝가리 출신 사진작가의 전시장에서 사진의 분우기와 조금도 어울리지 않는 야자수에 대해 생각하게 된 것은 관람객들 사이에서 우재와 닮은 뒷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우재와 나는 십여 년 전에 한 문학 동아리에서 처음 만났다. 그 이야기에 오래전 독일에서 살던 시절의 우리 가족이 , 무엇보다 나의 이모들이 떠올라버린 건 왜였을까? 황량한 바닷가에 묵묵히 서 있는 야자수들을 보면서 이국적인 풍경을 위해 뿌리째 뽑아 기후와 토양도 맞지 않는 곳에 심었다니 너무 하네, 정말 너무해, 슬프고 선명히 생각난다. 하지만 이제 그보다 더 간직하고 싶은 건 고운 모래사장에 털썩 주저..
한국 도서
2024. 10. 18. 11:32